르 코르뷔지에 Le Corbusier
스위스 출신 프랑스 건축가 샤를 에두아르 잔느레 그리(Charles Edouard Jeanneret-Gris, 1887-1965)는 ‘르 코르뷔지에’라는 가명으로 더 유명한 인물이다. 최근 르 코르뷔지에의 명성을 기리는 중대한 일이 있었다. 그의 사망 51주기가 되던 2016년, 유네스코에서 그의 건축물 17점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 중 10점은 프랑스에 소재해 있다.
10년에 걸친 협업의 결과
르 코르뷔지에 작품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까지는 총 10년의 세월이 걸렸다. 프랑스의 주도로 독일, 아르헨티나, 벨기에, 인도, 일본, 스위스가 합세한 국제적 협업의 결과였다.
아방가르드 건축가
이미 선각자의 인생을 살았던 르 코르뷔지에는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축물을 남겼다. 오늘날까지도 그는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건축가 중 한 명으로, 현대 건축의 선구자로 남아 있다. 르 코르뷔지에는 도시를 놀이터 삼아 콘크리트로 작업하길 즐겼다. 그가 반 세기에 걸쳐 남긴 작품들은 과거의 양식과는 결별을 선언하고 새롭게 태어난 건축의 산 증인과도 같다. 프랑스는 르 코르뷔지에의 주요 작품활동 장소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10개 건축물이 소재한 곳이다. 그 가운데 마르세유에 있는 ‘시테 라디우스(Cité Radieuse, 찬란한 도시)’라고도 불리는 ‘유니테 다비타시옹 공동주거(Unité d'habitation)’는 가장 유명한 축에 속한다. 르 코르뷔지에는 이 아파트를 디자인할 때 상점가와 학교, 체육관, 바다가 보이는 테라스를 만들어 건물 전체가 하나의 마을처럼 보이도록 했다.
프랑스 소재 르 코르뷔지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라로쉬-잔느레 주택(Maisons La Roche et Jeanneret), 파리, 일 드 프랑스 (1923)
시테 프뤼제(Cité Frugès), 페삭, 아키텐 (1924)
사보아 저택(Villa Savoye), 푸아시, 일 드 프랑스 (1928)
몰리토르 공동주거(Immeuble locatif à la Porte Molitor), 불로뉴 비양쿠르, 일 드 프랑스 (1931)
유니테 다비타시옹 공동주거(Unité d'habitation, "La Cité Radieuse”), 마르세유, 프로방스 알프 코트 다쥐르(1945)
생디에 공장(Manufacture à Saint-Dié), 로레나, 생디에 데 보주 (1946)
롱샹 성당(Chapelle Notre-Dame-du-Haut), 롱샹, 프랑슈콩테 (1950)
카바농(Cabanon de Le Corbusier), 로크브륀느 카프 마르탱, 프로방스 알프 코트 다쥐르 (1951)
라투레트 수도원(Couvent Saint-Marie-de-la-Tourette), 에브, 론알프 (1953)
피르미니 문화센터(Maison de la Culture de Firminy), 론알프 피르미니 (1953)
세계적 명성의 아티스트
르 코르뷔지에는 3개 대륙에 17개 건축물을 남겼다. 그가 발자취를 남긴 국가로는 건축물 대다수가 소재한 유럽의 독일, 벨기에, 스위스, 남아메리카의 아르헨티나, 아시아의 인도와 일본이 있다. 이는 현대의 건축 양식이 세계적으로 보편화되었음을 입증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프랑스 외부 소재 르 코르뷔지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호숫가의 작은집(Villa Le Lac), 스위스 (1923)
기에트 주택(Maison Guiette), 벨기에 (1926)
바이센호프 주택(Maison de la Weissenhof-Siedlung), 독일 (1927)
클라르테 공동주거(Immueble Clarté), 스위스 (1930)
쿠르체트 주택(Maison du Docteur Curutchet), 아르헨티나 (1949)
주정부 관공서단지(Complexe du Capitole), 인도 (1952)
도쿄국립서양미술관(National Museum of Western Fine Arts), 일본 (1953)
"건물의 주요 기능들을 구획하는 벽체와 지붕은 구조체와 분리하여 모든 하중을 기둥이 지탱하되, 내부의 입면이나 평면은 자유롭게 구성하게 된다."가 도미노 구조 이론의 핵심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일단 벽이 필요 없다.[8] 벽은 물론이고 창문도 지붕도 바닥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때까지의 유럽 건축은 벽으로 무게를 지탱했기 때문에 두꺼운 벽이 많이 필요했고, 따라서 창문도 엄청나게 작게, 혹은 위아래로 길게 내야 했었다. 채광은 포기하면 편했다.
코르뷔지에는 이 구조를 바탕으로 '현대 건축의 5원칙'을 제창했으며, 이는 건축가마다 공법과 미의 기준이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달라 통일되지 못하였던 과거의 건축을 선진화되고 정형화된 건축으로 옮겨놓는 데 핵심적이고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5원칙이라 하니 쓸데없이 거창해 보이지만, 구조주의 철학의 영향을 받은 모더니즘 예술가들은 다들 그랬던 시기다.
1. 철근 콘크리트 기둥인 필로티(pilotis)로 무게를 지탱하고 건축 구조의 대부분을 땅에서 들어올려 지표면(1층)을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만든다.
2. 건축가가 원하는 대로 설계할 수 있도록 구조 기능을 갖지 않는 벽체로 "자유로운 입면"(façade)을 만든다.
3. 훨씬 채광 효과가 좋은 길고 낮은 "띠 유리창"을 사용한다.
4. 지지벽이 필요 없이 바닥 공간이 방들로 자유롭게 배열된 "열린 평면"을 만든다.
5. 건물이 서기 전에 있던 녹지를 대체하기 위해 옥상 위에 "옥상 정원"을 만든다.